음식 한 그릇이 폭군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저는 처음에는 그 전제 자체가 너무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매달 일본 자회사와 인사 데이터를 조율하며 보고서를 올리는 실무를 반복하다 보면, 변덕스러운 권력자 앞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주인공의 감각이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폭군의 셰프'는 시대극의 외피를 입은 직장인 생존기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음식과 권력, 역사 변화에 대한 꽤 묵직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폭군 앞의 생존 전략, 전문성은 무기가 된다프랑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 연지영은 세계 최고 권위의 요리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다음 날 교통사고로 조선 시대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녀 앞에 나타난 인물은 다름 아닌 역사상 최악의 폭군으로 기록된 왕 이..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해외 지사 담당자로 빈틈없이 굴러가던 직장인이 아이들 앞에서 한없이 무장해제되는 아빠로 바뀌는 그 찰나가, 드라마 '미지의 서울'을 보면서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쌍둥이 자매가 서로의 일상을 통째로 맞바꾸며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이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울림을 건넵니다.정체성 교환이 건드린 것, 번아웃의 민낯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가볍게 볼 요량으로 틀었는데, 1회가 끝날 때쯤 가슴 어딘가가 묘하게 불편해졌습니다. 서울에서 에이스 변호사로 살아가는 유미래가 번아웃(burnout) 직전에 몰린 장면이 너무 낯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번아웃이란 극도의 직업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감정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