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이 나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절반만 맞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저라면 어디서 달랐을까'를 반복해서 떠올렸습니다. 평범했던 사람들의 삶이 찰나의 욕망 하나로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촘촘하게 엮어낸 심리 스릴러로, 단순한 킬링타임용이라고 보기엔 남기는 여운이 꽤 묵직합니다.서사구조: 느린 도입이 오히려 무기가 되는 드라마일반적으로 요즘 드라마는 1화부터 강렬한 훅으로 시청자를 낚아채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악연'을 보니, 그 공식이 항상 옳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1화와 2화는 솔직히 말해 인내가 필요한 구간입니다. 소위 '인간 말종'이라 불리는 이준의 이야기와 한상훈(이광수 분)의 시점을 에피소드 하나씩 통째로 할애해 각 캐릭터를 소개하는 방식인..
폭력으로 폭력을 막는 게 과연 정의일까요? 저도 처음엔 그 질문을 품은 채 넷플릭스 오리지널 《참교육》을 틀었습니다. 그런데 첫 화를 보고 나서 그 질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체증이 뻥 뚫리는 기분만 남았습니다. 무너진 교권과 학교 폭력이라는 현실 문제를 정조준한 이 드라마, 단순한 사이다 오락물로 소비해도 좋은지, 아니면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작품인지를 직접 시청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교권보호국이라는 설정, 드라마 속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았다《참교육》의 세계관은 단순합니다. 학생이 교사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질 만큼 교권(敎權)이 바닥까지 추락한 사회, 그 사회가 마지막 수단으로 만들어낸 가상 기관 '교권보호국'이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교권이란 교사가 학생을 교육할 수 있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