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을 때는 제가 이렇게 빠져들 줄 몰랐습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가 주인공이라니, 감정 이입이 될까 반신반의했는데 오히려 그 건조함이 이 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검찰 내부 비리와 연쇄 살인이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조직 안에서 원칙을 지킨다는 게 얼마나 피 말리는 일인지, 이 드라마는 그걸 아주 정확하게 짚어냅니다.감정 없는 검사가 오히려 더 무서운 이유, 이 몰입감의 정체는?황시목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 사람이 주인공 맞나?' 싶었습니다. 뇌수술로 감정 회로 일부를 절제한 검사라는 설정이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 이 설정이 얼마나 정교..
넷플릭스 알고리즘이 추천해줄 때마다 지나쳤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미스터 션샤인'. 제목만 보면 가벼운 로맨스물 같아서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막상 1화를 틀었다가 멈추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극 드라마는 역사 공부용으로 보거나 웅장한 전쟁 서사를 기대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그 어느 쪽도 아닌 방식으로 구한말을 다뤄 오히려 더 깊이 박혔습니다.이 드라마가 다루는 시대, 제대로 알고 봐야 합니다드라마의 배경은 19세기말~20세기 초, 이른바 구한말(舊韓末)입니다. 구한말이란 조선 왕조의 마지막 시기이자 대한제국이 출범했다 끝내 일본에 병합되기까지의 격변기를 일컫습니다. 쉽게 말해, 나라가 안에서부터 무너지는 동시에 밖에서도 강하게 두드려 맞던 시절입니다.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는 바로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