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걸 보다가 문득 멈칫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D.P. 시즌2를 보는 내내 그랬습니다. 초등학생 두 남매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들이 머지않아 군대에 간다는 것을 생각하니 영장을 받아들던 그 시절의 감각이 살아나며 마음 한켠이 꽤 복잡해졌습니다. 탈영병을 쫓는 추적극으로 시작했지만, 이번 시즌은 결국 '이 시스템을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훨씬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시스템 폭력 — D.P. 가 이번에 겨눈 것시즌1이 군대라는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 간의 폭력을 정면으로 다뤘다면, 시즌2는 그 폭력을 가능하게 만든 구조 자체를 묻습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계속 나오는데 정작 국가와 군 조직은 한 발 물러서 있다는 이 질문 — 저는 이게 시즌2가 가진 가장 큰 의미라고 봅니다.드라마 ..
거실에서 아이들이 게임하는 소리를 들으며 DP 시즌1을 다 보고 났을 때,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탈영병 추적극이라는 외피 안에 이렇게 서늘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폭력이 일상이 된 폐쇄 공간에서 평범한 청춘들이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 그 과정을 카메라는 냉정하리만큼 가까이서 보여줍니다.병영이라는 폐쇄 공간, 그리고 체념의 문화제가 처음 이 드라마를 틀었을 때는 그냥 버디물이겠거니 했습니다. 안준호가 103사단 헌병대에 발령받아 D.P. — 군무 이탈 체포조, 쉽게 말해 탈영병을 찾아 데려오는 임무를 맡은 헌병 — 로 활동하게 된다는 설정이 그랬습니다. 여기서 D.P. 란 'Deserter Pursuit'의 약자로, 부대를 무단으로 이탈한 병사를 추적해 원대 복귀시..
군대에서 가장 아래 계급이 부대 전체를 바꿀 수 있을까요. 처음엔 그 설정이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억압적인 공간에서 밥 한 끼가 사람을 움직이는 이야기, 드라마 은 그 가능성을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게 밀고 나갑니다.서사 완성도: 비리 고발극과 성장담의 교차점군 복지와 보급 비리를 드라마의 핵심 갈등으로 가져온다는 건, 꽤 날 선 선택이거든요. 대대장의 보급 비리가 서서히 밝혀지는 구조는 전형적인 내부고발 서사(whistleblowing narrative), 즉 조직 내부의 부정을 당사자가 직접 폭로하며 정의를 회복해 가는 이야기 틀을 따릅니다. 여기서 내부고발 서사란 개인이 거대한 조직 권력에 맞서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 구조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