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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번에 출장 좀 다녀올게."
가족들에게는 슬쩍 출장이라 둘러대고 친구와 함께 후쿠오카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며칠 전 만남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한 둘만의 비밀 여행이었는데요. 가족을 챙겨야 하는 여느 여행과 달리 오롯이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해방감이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아찔했던 캐리어 분실 사건부터 오호리 공원에서의 5시간 멍 때리기 힐링까지, 1박 2일 후쿠오카 우정 여행기 및 공항버스 유실물 대처 팁, 오호리 공원 이용 정보를 시간순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아찔했던 캐리어 분실 사건 & 일본 대중교통 분실물 대처 팁
공항에서 시내 버스를 타고 내린 지 30분이 지난 후에야 버스 하부 짐칸에 캐리어 두 개를 그대로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일단 버스정거장으로 뛰었습니다. "버스가 아직 있을까?" "벌써 떠나버렸으면 어떡하지?" 뛰는 순간에도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우리가 내렸던 3층 버스 플랫폼에 가보니 역시 버스는 떠나고 없었습니다. 사정을 이야기해보려 사무실인듯한 공간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더듬더듬 "We lost our carriers..."라고 말했는데, 말을 끝내기도 전에 직원 한 분이 벌떡 일어나더니 손으로 한쪽을 가리켰습니다. 그곳에는 우리 캐리어 두 개가 떡하니 놓여 있었습니다. "웬일이야!! 여기 있었어!" 그 순간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알고 보니 버스기사가 우리가 내린 뒤에도 한참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끝내 우리가 돌아오지 않자 캐리어를 사무소에 맡기고 운행을 이어간 것이었습니다. 잃어버린 줄 알고 식은땀을 흘리다가 눈앞에서 다시 캐리어를 만나는 순간의 그 안도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우리는 연신 '아리가또'를 연발하며 캐리어를 가지고 다시 시내로 나왔습니다. 이제야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 실용 팁 (일본 버스/지하철 유실물 대처법):
- 일본 대중교통 이용 중 짐을 두고 내렸다면 당황하지 말고 해당 노선 버스 터미널 안내소(하카타 버스터미널 등)나 지하철 유실물 센터(Lost & Found)를 즉시 방문해야 합니다.
- 간단한 영어나 번역 앱으로 '와스레모노(忘れ物, 분실물)'라고 전달하면 친절하게 보관 장소를 안내해 줍니다.
1박 2일 후쿠오카 쇼핑 & 맛집 탐방의 현실
"여기 가자." "이것도 사야지." "저기도 유명하다는데?"
짧은 여행이라는 생각에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후쿠오카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도 있었고, 1박 2일인 만큼 하나라도 더 보고 하나라도 더 먹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밤이 되어 호텔에 돌아온 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구가 이번 여행에서 원했던 건 쇼핑으로 가득 찬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둘이 만나서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웃긴 일이죠.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비행기까지 타고 왔는데 정작 만나자마자 우리는 쇼핑하느라 바빴던 것입니다. 물론 쇼핑도 재미있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지만 돌아다니고 물건사고 기다리고 먹고 하는 중간에도 우리는 별다른 대화 없이 바쁘게 움직이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날은 제대로 된 힐링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죠.
오호리 공원에서 5시간, 진정한 힐링의 시간
둘째 날, 아무런 계획 없이 찾아간 곳은 텐진 근처에 위치한 오호리 공원(大濠公園)이었습니다. 우리는 오호리 공원에서 잠시 걸으며 쉬다가 다른 장소로 이동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별 기대 없이 들른 오호리 공원이 생각보다 너무 편안한 겁니다. 사진을 찍으러 바쁘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었고, 어딜 가야할지 휴대폰으로 검색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냥 이렇게 둘이 앉아서 편안한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말이 없어지고 침묵이 이어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사색에 잠겼다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인 것은 확실했지만, 왠지 모르게 시간이 아깝지 않았고 마음이 회복되는 느낌이 들어서 생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 오호리 공원 기본 정보
- 위치/교통: 지하철 공항선 오호리공원역(Ohorikoen Station) 도보 3분 거리 (하카타역/텐진역에서 접근성 우수)
- 24시간 개방
- 공원 주요 시설 정보
- 오호리공원 일본 정원
영업시간: 09:00 ~ 18:00 (10월 ~ 4월은 17시까지 영업, 월요일 휴무) - 후쿠오카시 미술관
영업시간: 09:30 ~ 17:30 (7월 ~ 10월은 20시까지 야간 개관, 월요일 휴무) - 보트 하우스 (렌탈 보트)
영업시간: 평일 11:00 / 주말 10:00부터 18:00까지
기후 등에 따라 영업이 중지될 수 있으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필요 - 스타벅스 오호리공원점(컨셉스토어)
영업시간: 07:00 ~ 21:00
인기가 많은 점포로 주말은 매우 혼잡. 평일 오전 시간대 방문 추천.
- 오호리공원 일본 정원

우리의 후쿠오카 여행은 캐리어를 잃어버리는 아찔한 사건으로 시작해, 오호리 공원에서 천천히 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다음 여행에서는 무엇을 더 볼지 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먼저 정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친구와 여행할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면, 무엇을 더 볼지 보다는 힐링을 위한 시간을 일부러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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