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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사카 USJ 해리포터 존 후기, 영화 안봐도 분위기에 취하다

쪄니의샘 2026. 8. 10. 08:04

목차


    내가 "감밧떼네!"외치자, 다들 "아리가또!"로 호응했습니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가 싶으실 겁니다. USJ 해리포터 존에 가서 지팡이 마법을 부리다가 나온 훈훈한 장면이었습니다.

    호그와트 성

    USJ 해리포터 마법 스폿, 8곳 완주

    10살 아들과 8살 딸이 해리포터 영화를 즐겨 보더니, 서점에 가서 해리포터 마법 주문 책을 사서 읽고 집에서 마법 대결을 하며 놀더라고요. 마침,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한참 좋아할 때,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USJ)에 가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가족여행은 사심도 채우면서 아이들도 만족할 일본 오사카 여행으로 잡았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해리포터 망토까지 준비하며 여행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오사카 여행 둘째 날은 종일 USJ 일정으로 잡았고, USJ에 도착하자마자 해리포터 존으로 들어가 올리밴더스의 가게에 들러 마법 지팡이를 구매했습니다. 이 또한 어떤 지팡이를 구매할지 한국에서 미리 다 알아보고 간 거라, 구매는 고민할 것도 없이 일사천리로 끝이 났습니다.
    상자에 정성스레 들어있는 지팡이를 받아 든 아이들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상자에 함께 동봉되어 있던 마법 위치 지도를 보며 마법 스폿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뭐 따로 동선 같은 것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잘 따라다녀 줬습니다.
    인터렉티브 지팡이는 마법 스폿에서 지팡이를 정해진 주문 동작 대로 휘두르면 마법이 입력되어 효과가 나타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지팡이를 휘두르면 앞에 있는 건물 굴뚝에서 불기둥이 솟기도 하고, 공이 공중 부양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신기해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마법을 체험했습니다.

    "감밧떼네"와 "아리가또"로 훈훈해진 USJ

    마법 스폿 중에서는 줄이 길게 늘어선 곳도 있고, 아무도 없는 외진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굴뚝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인센디오' 마법은 인기가 너무 좋아서 항상 20명 정도는 줄을 서 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도 이 마법 효과가 재미있었는지 세 번 정도씩 체험했던 것 같습니다. 어른인 제가 봐도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재미있었을지 상상도 안 됩니다.
    인기 있는 마법 스폿에는 직원분들이 계셔서 다시 줄 서지 않고 될 때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었는데, 그중에 직원분이 없었던 곳 중 한 곳인 '벤투스'마법 (바람을 일으키는 마법)을 아이들이 어려워했던 것 같습니다. 호그와트 성 옆 공터에 있는 마법 스폿이었는데요. 그곳에 줄 서서 마법을 도전하는 일본 분들이 계셨는데 두세 번 해보다 실패하면 자리를 비켜주더라고요. 역시 일본인들은 달랐습니다. 한국 같으면 그런 게 어딨나요. 다들 될 때까지 자리를 비키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 차례가 돼서 도전했지만, 분위기상 세 번 실패하니 비켜줘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세 번씩 해보고 실패하면 다시 줄 섰습니다. 그래봐야 줄 서 있는 사람이 두세 명이었으니까요. 서 있는 사람끼리 계속 돌다 보니 정이 들었는지, 성공하면 박수로 보냈습니다.
    아들은 한 번 실패하고 두번째 줄 서서 재도전 했을 때 성공했고, 딸은 세 번째 재도전에 드디어 성공을 했습니다. 그 순간 저와 제 아내가 "와!"하며 박수를 쳐줬는데, 함께 줄 서서 도전하던 다른 아이의 부모님들도 함께 "오오!" 하면서 박수를 쳐주셨어요. 꼬마아이가 우여곡절 끝에 성공을 하니 "나이스!"라고도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 자리를 떠나며 도전 중인 아이에게 파이팅 하라고 한 마디 해줬습니다. "감밧떼네!" 다들 외국인이 일본어를 하니 놀라시면서 "아리가또!"로 화답해 주셨습니다.
    다 같이 웃으면서 응원하는 훈훈한 순간이었습니다.

    날씨가 돌변한 2월의 USJ, 그리고 오해

    우리 가족은 2월 초에 오사카에 방문했습니다. 2월이라고 해도 오사카면 한참 남쪽이고 추워 봤자 얼마나 춥겠나 싶어서, 두꺼운 옷은 입고가지 않았습니다. 오사카 시내를 여행할 때는 괜찮았는데, USJ는 오사카만 변에 있어서 그런지, 흐린 날에 저녁이 되니 바람도 강해지고 기온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어딘가 실내를 찾아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더 즐기고 싶었는데 아이들도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저 또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처럼, 해리포터 존의 정취에 흠뻑 취해있었는데 돌아가려니 많이 아쉽더라고요.
    저는 해리포터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수년 전, 해리포터 1편이 나왔을 당시에 1편을 보긴 했지만, 너무 오래전 일이고 내용도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USJ 해리포터 존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입구에 들어가서 해리포터 존으로 걸어가는 중에 이미 해리포터의 영화 속 세계의 정취에 점점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을 지나 해리포터 존에 입장했을 때, 보이는 영화 속 기차와 마을 건물들의 모습, 그리고 안쪽에 있는 호그와트 성은 정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몰라도 해리포터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오해하실 수 있는 내용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USJ의 명물 버터맥주에 대해서입니다. USJ방문을 준비하시면서 정보를 조사하다 보면 버터맥주에 관한 내용을 접하실 텐데요. 한 번 마셔본 사람은 있어도 두 번 마셔본 사람은 없을 그런 맛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이건 꼭 마셔봐야 해!?'
    네, 뭐 마셔보시는 것까지는 말리지 않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한 모금 마시고 갸우뚱하고 컵을 다시 아이들에게 돌려줬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여행 일정 중에는 컨디션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곳에 가더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USJ에서 더 구경하지 않고 다음 날을 위해 추위를 피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USJ에서 욕심부리다가 컨디션이 무너져서 다음 여행을 망쳤다면, 이 여행 전체를 USJ 때문에 망치는 꼴이 되어버렸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