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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포항 가족 여행 후기, 고향을 다시 찾은 아빠

쪄니의샘 2026. 8. 11. 11:43

목차


    "요즘도 인터넷으로 지도 펼쳐 놓고 포항을 보곤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살다 떠난 고향, 포항에 우리 가족들과 함께 다시 갔습니다.
    향수에 이끌려 포항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내 고향 '포항', 40년 만에 다시 찾은 동네

    제가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 '포항'을 떠난 것은 1993년도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일본 도쿄에 주재원으로 가시게 되면서 저는 고향을 떠나 일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과 이별해야 했던 어린 마음이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포항에서의 유치원 시절부터 초등학교 시절, 그리고 중 고등학교 시절까지 아직도 장면 장면 기억이 날 정도로 포항에서 보냈던 시간은 행복했었습니다.
    이번 포항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도, 사심이 조금 섞여 있었습니다. 평소에 인터넷 지도를 열어 포항에서 어렸을 때 살았던 집도 찾아보고, 그 주변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이렇게 포항 여행 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포항도 많이 좋아져서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젊은 MZ들도 많이 찾는 곳이 되어있더라고요. 유튜브에 정보도 많고, 맛집에 가봐야 할 관광지도 많이 생긴 듯했습니다. 가족들을 데리고 여행을 해도 먹을 것도 많고 볼거리도 많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렸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던 동갑내기 친구와 만나 놀 때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 위쪽으로 쭉 올라가면 나오는 시골 동네에 자주 갔습니다. 그곳에는 저수지도 하나 있고, 저수지 옆을 지나 더 들어가면 나지막한 산등성이에서 화석을 찾겠다고 열심히 땅도 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볏짚 더미 위에서 굴러떨어지며 노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하루 종일 볏짚 위에서 놀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장소가 완전히 개발되어 이마트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것을 봤는데, 내가 놀던 그때의 모습이 아예 사라지고 없어서 다른 동네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살던 아파트는 그 모습 그대로여서 옛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리뷰 없는 숙소, 눈 딱 감고 복불복 예약

    여행을 계획하면서 숙소는 어디가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살던 동네 가까운 곳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여행할 곳 중심으로 결정하는 게 좋을지 말이죠. 결국, 장소는 여행하기 편한 장소로 선택했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 근처로 하면 재미도 없고 너무 사심 채우려는 것 같아서요.
    숙소를 검색하던 중, 위치도 괜찮고 사진으로도 방이 괜찮아 보이는데 후기가 없는 숙소가 있었습니다. 새로 등록된 숙소인지, 새로 지어진 숙소인지도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위치가 좋고, 사진도 나쁘지 않아서 리뷰를 참고할 수 없었지만 2박 예약을 했습니다. "이건 복불복이다. 안 좋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라고 생각하며 결제를 마쳤습니다.
    가족에게는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믿고 따라오라는 분위기로 계획한 여행이었거든요. 아내의 의견이 반영된 건, 먹을거리뿐이었습니다.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숙소 건물은 일단 합격선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현관을 열자,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다들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앗싸, 대성공이다.' 마음속으로 생각했죠.
    사진에서 본 것과 같은 구조였지만, 느낌이 너무 달라서 놀랐습니다. 거실과 침실, 그리고 부엌 공간이 확실히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었고, 바닥에 놓인 조명부터 침대 협탁 위 스탠드 조명까지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느낌으로 공간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오, 뭐야. 엄청 이쁘다! 사장님 센스가 좋으신데?" 아내가 칭찬을 쏟아냅니다.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여행 갔을 때 숙소에서 실망해 버리면 아무리 잠만 잔다고 해도 별로 좋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여행은 숙소가 10점 만점에 최소 8점 이상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족 모두 만족했으니까요.

    즐기고 먹는 시간, 스페이스워크와 해산물 한 상 식사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는데, 40년 만에 찾았으니, 포항이 변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새로운 것이 많이 생기고 건물도 많아져서 가끔은 포항인 것을 잊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중 한 곳이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스페이스워크라는 시설입니다. 마치 롤러코스터 레일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인데, 사람이 걷는 곳이랍니다. 우리 가족은 오늘 여기 한번 걸어보자며, 당당하게 발을 내디뎠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아내는 난간을 잡고 혼자 걷기 시작했는데 가끔 소리를 지르며 "은근히 무서워!"라고 하더군요. 성인이 가기에도 살짝 무섭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는 구조물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에게 무섭지 않냐고 물었더니, "조금 무서운데 괜찮아!"하며 씩씩하게 걸어 나가더군요. 저는 혹시 위험할까, 걱정이 되어 뒤에 바짝 붙어 함께 걸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게도 중간에 포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성인 여성분들 중에도 중간에 주저앉아 무섭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런 곳을 꿋꿋이 완주해 내는 모습을 보고 아빠인 저도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약 40분에 걸친 스페이스워크 체험을 마치고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송도동으로 이동했습니다. 송도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동네라 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송도동의 한 횟집에 들어가 조개와 회 한 상을 각각 주문했습니다. 우리 딸이 가리비를 너무 좋아해서, 사장님께 다른 것을 덜 주셔도 되니, 가리비를 좀 많이 달라고 요청했는데, 흔쾌히 더 많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저녁을 만족스럽게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이 개인적으로는 한 번쯤 다시 가보고 싶은 고향을 가보는 여행이기도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가족들에게 미안해지는 여행이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즐겁고 맛있게 즐겼으니까요. 앞으로도 종종 포항에 가서 바다도 보고 맛있는 물회도 먹으며 쉬다가 올 수 있는 여행을 계획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