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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창문을 내리고 검문받는 순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로 향하는 길에는 대한민국 육군이 검문하는 검문소를 지나야 했는데,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지역인 만큼 엄중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긴장이 되었습니다.

가족여행 중 본 영화 한 편이 통일전망대로 이끌었다
"그래,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가보자." 영화 한 편이 우리 가족의 여행지를 바꿔버렸습니다. 몇 달 전, 가족여행 중에 OTT로 영화 '탈주'를 함께 본 뒤부터 아이들은 북한에 관한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진짜 영화처럼 북한 사람들이 넘어올 수도 있어?" "넘어오다가 다시 잡혀갈 수도 있어?" "북한 사람이 한국에 도착하면 그다음엔 어디로 가는 거야?" 궁금한 게 하나 풀리면 또 다른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질문에 저도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책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훨씬 오래 기억에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가보자."
그렇게 이번 가족여행의 목적지는 고성 통일전망대가 되었습니다. 북한을 보러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차도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를 한참 달리다 보니 드디어 '고성 통일전망대'라는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다 왔나 보다.' 싶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표지판을 지나고도 한참 더 달려야 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민간인 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 있어 일반 관광지처럼 바로 입장할 수 없고, 반드시 통일 안보 공원 출입 신고소에서 출입 신고를 먼저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관광지와 다르게 방문 대표자 신분증과 모바일 앱에서 정보를 작성한 후 출입 허가를 받아야 했고, 방문객이라면 반드시 시청해야 하는 안보 교육도 상영 시간에 맞춰 시청해야만 했습니다. 영상 상영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고성능 망원경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우와! 이걸로 보면 북한에 있는 집들도 다 보이는 거야?" 아이들의 호기심은 점점 더 커졌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출입 허가증을 받을 수 있었고, 출입 허가증을 받은 뒤, 군인들이 지키는 게이트를 통과했습니다. 모든 차량이 창문을 열고 탑승자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검문받으려고 창문을 내리는 순간, 긴장감이 최고조로 밀려왔습니다. 관광지를 방문한다기보다 평소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공간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설렘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두려움도 함께 밀려왔습니다.
통일전망대 안전 확인 앱, 휴대폰 꺼지면 생기는 일
통일 전망 타워로 향하는 길,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 건 풍산개 두 마리였습니다. 이름은 해랑이와 금강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우리나라에 선물했던 풍산개의 자견이라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풍산개 앞에서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습니다. 한여름 더위 속에 좁은 공간에서 무료하게 누워 있는 풍산개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짠했습니다. '우리 집 강아지랑 하루만 같이 뛰어놀게 해 주면 참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풍산개와 인사를 마치고 드디어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엄마! 저기가 북한이야?" "응. 저 산 넘어가 북한이야." 아이들은 북한 마을도 선명하게 보일 줄 알았는지 "집은 왜 안 보여?"라며 조금 아쉬워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금강산과 북한 땅만으로도 영화 속 이야기였던 북한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 같았습니다. 전망대를 둘러본 뒤에는 6·25 전쟁 체험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어두운 조명과 긴장감 있는 음향에 아이들은 "으스스해."하며 귀를 막고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전시관에는 전쟁 당시의 사진과 기록, 이름조차 찾지 못한 유해, 전쟁고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교과서에서 읽었던 6·25 전쟁을 눈으로 직접 마주하니 아이들도 전쟁이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 역사였다는 걸 조금은 더 실감하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관람을 마치고 이제 집으로 출발하려고 차에 탔습니다. 관람에 푹 빠져있던 저는 그제야 휴대폰을 들어 확인했는데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얼른 충전기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자 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순간 당황한 저는 문자에 답장을 보내고 바로 전화를 걸어 통화했습니다. 알고 보니 출입 신고할 때 설치했던 안전 확인 앱이 휴대폰이 꺼지면서 작동하지 않아, 검문소에서 연락이 온 것이었습니다.
통일전망대는 일반적인 관광 시설이 아니었다
검문소와 통화를 마친 저는 '아, 여기는 일반적인 관광지가 아니었지. 이렇게까지 관리하는구나. 괜히 안전관리 앱을 설치하라고 한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통일전망대에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사람들이 뭐 월북이라도 하나? 뭐가 이렇게 까다롭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 자체가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민통선 지역이기도 하고, 북측과 매우 가까운 지역으로 군에서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설명 들으니, '내가 생각이 너무 짧았구나.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부끄러워졌습니다.
이렇게 이 지역을 나오는 순간까지 안전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이곳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지역인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검문소와 통화할 때도 귀를 쫑긋 세우고 궁금해하던 아이들이 통화가 끝나자마자 "뭐래? 뭐래? 누구랑 통화한 거야? 왜 전화한 거야?"라며 질문 폭격이 쏟아졌습니다.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국가이니만큼, 우리 아이들에게도 국가 안보, 그리고 역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과 여행에서의 일화들이 우리 아이들도 이곳은 군사지역이고 통제받는 지역이라는 것을 몸소 공부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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