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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첫 경험 '뭉티기'
아이들은 젓가락으로 집어 눈앞에서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바로 입으로 쏙 가져갔습니다.
아이들 입맛에 절대 안 맞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먹더라고요.

대구 여행 첫 끼, 뭉티기를 만나다
아이들 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떠날 짧은 여행지를 고민하던 중, 서울에서 KTX로 두 시간이면 닿는 대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더운 여름, 아이들과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쉬엄쉬엄 다녀오자"라는 마음으로 목적지를 정했고, 아이들에게 평소 접하기 힘든 향토 음식을 맛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맛집 위주로 일정을 짜며 여행 계획이 시작되었습니다. 원래는 막창을 먹으려고 했지만, 우리가 가려던 식당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먹기 위해 줄 선다는 것은 금지나 마찬가지인 행동이기에, 아쉬웠지만 다른 곳으로 틀어 대구 대표 음식인 '뭉티기'를 처음으로 맛보러 갔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뭉티기'라는 음식은 아무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라, 꽤 용기가 필요했던 도전이었습니다. 우리는 뭉티기를 못 먹을 경우를 대비해 오드레기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오드레기는 소의 힘줄 부분과 양지가 함께 구워져서 나오는 메뉴였습니다. 씹을 때 오독오독한 식감이 딱 저와 우리 딸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낯선 음식인데도 꽤 잘 먹는 게 아니겠습니까? 젓가락으로 조심스레 집어서 함께 나온 양념장에 찍은 후 눈앞에서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입으로 쏙 가져가는 겁니다. '여행이라 들떠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안 먹을 줄 알았는데, 그 후로도 두세 점을 더 먹더라고요. 평균나이 10.5살의 나이에 신선한 소고기의 맛에 눈이라도 뜬 것일까요?
중앙다방 팥빙수, 만 원의 행복
점심을 마치고 뭔가 디저트를 먹고 싶었는데, 미리 알아본 곳 중에 레트로한 감성이 살아있는 '중앙다방'으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얼른 지도를 펼쳐 중앙다방을 검색했습니다. 1.5km라서 이 더운 날씨에 걸어가기에 살짝 멀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걷기 시작했기에 "걸어가 보자!"라며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5분 정도 더 걷다 보니 땀이 너무 많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까지의 여름 중에 올해가 가장 덥다고 하는데,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에서 땡볕에 걷고 있다니 제 기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슨 동남아도 아니고 이 더위가 지금 말이 되나?"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동남아도 이것보다는 안 덥겠다."라며, 동남아 날씨를 찾아보니 정말로 동남아 기온이 더 낮더라고요. 더 이상 할 말을 잃은 채, 계속 걷기 시작했습니다. 가는 중에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다이소도 보여서 다이소 쇼핑하며 땀을 식히기도 했죠. 그렇게 도착한 중앙다방에서는 우리 가족이 여름이면 즐겨 먹는 '팥빙수'와 아내가 좋아하는 '쌍화차' 그리고 '냉커피'를 주문했습니다. 팥빙수 가격이 만 원이었는데 양이 조금 적은 듯해서 아쉬웠지만, "만 원이면 이 정도지 뭐."하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군위식당 사장님 센스, 우리 가족을 살리다
우리 가족이 저녁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은 인터넷에서 대구 맛집을 검색하다 알게 된 군위식당이었습니다. 방송에도 한 번 나왔던 곳이더라고요. 기대에 찬 마음으로 식당에 들어가 고기밥 4인분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국물에 다대기 넣어 나오는데 괜찮아요?"라며 구수한 대구 사투리로 말씀하시는 겁니다. 순간 저희는 아찔했습니다.
12살 아들은 미식가가 되려는지 음식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고집이 있기도 하고 고춧가루를 너무 싫어해서 다대기가 들어간 채로 음식이 나왔다면, 다대기의 고춧가루가 국물에 퍼지는 순간 절대로 안 먹었을 겁니다. 그리고 9살 딸은 일단 매운 걸 못 먹습니다. 잔치국수를 주문할 때도 양념장 올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할 정도입니다. 아마도 다대기가 들어간 채로 국을 받았다면, 못 먹었을 겁니다. 아마도 우리는 다대기를 뺀 것으로 다시 주문해야 했겠지요.
결과적으로 사장님의 센스 있는 말씀에 우리 가족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 센스 좋으셨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드리고 훈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대프리카는 티셔츠가 흠뻑 젖을 정도로 더웠지만, 마치 해외에 간 것처럼 처음 경험하는 음식들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겨울의 대구를 경험하러 가보고 싶습니다. 겨울에는 눈이 잘 오지 않는 곳이라 매우 쾌적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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