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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냐짱 가족여행 후기,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는 이유

쪄니의샘 2026. 8. 16. 00:01

목차


    출발 이틀 전, 둘째가 독감에 열이 39도까지 올랐습니다.
    어디 맡길 곳도 없었지만, 모처럼의 여행을 막내딸 없이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출발 당일까지 수액 맞고 최대한 컨디션 회복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냐짱 시내 거리 모습

    냐짱 가족여행, 출발부터 발목 잡은 독감

    첫째 아이가 어느덧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습니다. 기어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둘째 딸도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니 말이죠.
    중학생이 되면 점점 함께 여행 가기가 힘들어질 것 같아, 올해 여름휴가는 큰 마음을 먹고 베트남 냐짱으로 정해봤습니다. 물놀이와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필리핀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우리가 휴가를 계획하는 시기는 우기 또는 태풍으로 인해 베트남 냐짱이 우리 가족의 최적의 휴가지로 선정되었습니다. 월요일 저녁 비행기로 베트남 깜란 공항으로 갔다가, 토요일 새벽 비행기로 한국에 아침에 도착하는 4박 6일 일정이었습니다. 7월 초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8월 초까지 열심히 알아보고 준비한 여행이었는데 저희에게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우리 둘째 딸이 여행 전 저녁에 갑자기 열이 39도까지 올라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음 날 새벽까지도 열이 내리지 않자, 오전 일찍 병원에 데라고 갔는데, A형 독감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첫 장기 여행을 이틀 앞두고 독감에 걸려버린 것일까요. 누군가를 원말할 수도 없었고, 이제 와서 취소할 수도 없었기에 여행 출발까지 조금이라도 열이 내리고 컨디션이 좋아지길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었는데,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서 병원에 가서 다시 수액을 맞은 뒤에 출발했습니다. 둘째 딸은 공항에서 먹는 저녁도 한 숟가락밖에 못 먹었고,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 잠만 자더라고요. 그렇게 도착한 베트남 깜란 공항, 미리 구매해 둔 '패스트트랙' 상품으로 줄 서지 않고 빠르게 입국심사를 마친 후,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나와서 미리 예약한 택시를 타고 냐짱 시내에 예약한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40분 정도 달려 시내 호텔에 도착했는데, 체크인하는 틈을 못 참고 아내는 호텔 밖으로 나가 이것저것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동남아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여행 첫날은 냐짱 시내 관광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냐짱 시내의 번화가 한가운데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는데, 호텔 바로 앞은 늦은 시간에도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사람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체크인을 완료하고 저는 딸을 데리고 먼저 방으로 올라가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아내와 아들은 호텔 앞 가게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쌀국수와 공심채 볶음을 포장해왔습니다. 저녁 비행과 장시간 택시 승차로 배가 고팠던 우리는 호텔 방에서 포장해 온 음식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죠. 둘째 딸은 쌀국수를 엄청 좋아하는데, 영 입맛이 없는지 국물 한 숟가락 먹고는 말더라고요.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이때 먹었던 쌀국수가 베트남 여행 중 먹었던 쌀국수 중에 최고였습니다. 배가 고파서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다음 날, 우리는 9시쯤 베트남 현지인들이 아침으로 많이 먹는 '쏘이'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베트남은 특히 물가가 한국에 비해 저렴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둘째 딸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온 가족이 한국 병원에서 처방받은 독감 예방약을 먹으며 함께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시내 여행 일정 중에 ‘담시장’ 방문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 담시장에 다녀온 뒤로 둘째의 컨디션이 최악으로 치닫고 말았습니다. 담시장은 시내에서 살 수 있는 물건들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시장인데요. 특히 한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상인들 대부분이 한국어를 조금씩 하셔서 쇼핑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저는 온실 속에서 걸어 다니는 듯한 더위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더운 날씨 속에서 엄마 손을 잡고 묵묵히 따라다니던 둘째 딸의 힘없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결국 빨리 가고 싶다며 힘들어하는 딸을 위해 서둘러 볼 일을 보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3일 차에 컨디션 회복, '아빠가 정말 행복해'

    시내에서의 하루 일정 다음으로 둘째 날에는 빈펄섬에 있는 리조트로 이동했습니다.
    공기 좋은 빈펄 리조트에 들어간 다음 날부터 점점 딸의 컨디션이 회복되기 시작했어요.
    베트남 시내는 건강한 사람들도 힘들게 여행하는 곳인 것 같았어요. 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많아, 매연이 엄청 심했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호텔을 나서자마자 땀이 줄줄 흘렀거든요. 그런 곳에 있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여행 3일째부터 서서히 둘째 딸이 컨디션이 회복되자,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물놀이 후에는 배가 고프다며 그동안 거부했던 음식도 먹고, 조잘조잘 이야기도 하고, 얼굴에 웃음도 돌아와서 우리 가족은 너무 행복했습니다.
    “우리 딸, 컨디션이 좋아져서 너무 감사하다. 아빠가 정말 행복해. 고마워.”라고 말해줬습니다.
    빈펄 리조트는 앞에 풀장과 프라이빗 비치를 가진 곳이었어요. 아이들은 물놀이하고 싶을 때 마음껏 나가서 물놀이하고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매우 즐거워했어요. 그런데, 둘째 딸에게 뭐가 가장 재미있냐고 물어보니 “버기 버스 타는 거!”라고 하더군요. 물놀이보다 버기 버스가 더 좋다고?
    이 리조트는 냐짱 앞바다의 빈펄 섬에 위치해 있어서 스피드 보트나 케이블카를 타고 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버기 버스를 타고 리조트까지 이동하게 되어있습니다. 빈펄섬의 버기 버스는 마치 골프장의 골프 카트와 같은 느낌의 전기 카트로, 약 2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카트였는데요. 저녁에 해가 진 후에 버기 버스를 타면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어서 기분이 아주 좋았는데, 둘째 딸은 이 버기 버스가 재미있었나 봅니다.

    신호등 없는 길과 '20번 방문하는 이유'

    베트남 여행에서 가장 놀랐던 건, 교통 상황이었습니다. 넘쳐나는 오토바이들과 그 속에 엉켜있는 자동차들이 무질서하게 오가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얼핏 TV속에서 보던 베트남의 모습이 떠오르며, "그래 이게 베트남이었지."라고는 했지만, 막상 눈 앞 도로에서는 클락션 소리와 오토바이 소리가 섞여 들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어지러웠죠.
    여행 첫날, 처음 호텔 밖으로 나갔을 때, 눈 앞에 마주한 도로 상황을 보며 길을 건너지 못해 길 가에 한참을 서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냥 오가는 오토바이와 차를 뚫고 길을 건너더라고요. "신호등도 없는데, 이게 된다고?"
    저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럼, 우리도 한 번 건너볼까?"라고 하며, 가족들을 이끌고 도로로 발을 디뎠습니다. 줄줄이 오던 오토바이가 살짝 끊기는 시점에 일단 도로로 진입하고, 중앙선까지 간 후, 반대편에서 오는 차와 오토바이를 보고 건너편까지 건너갔습니다. 차와 오토바이들이 조금 위협적이긴 하지만, 사람이 건너려고 하면 속도를 줄이고 양보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건널 수 있었습니다. 길을 건널 때 사람이 자신의 오토바이를 안보고있다면, 클락션일 눌러 “나 여기 있어”라고 알려줍니다. 한국에서 듣던 감정실린 클락션 소리와는 다른, 주의하라는 의미의 예의있는 클락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베트남 여행 중에 Grab으로 택시를 불러 이용했었는데, 택시를 타고 도로를 이동할 때, 유심히 살펴보니 오토바이나 차들이 전혀 조급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통량이 많은 것도 있지만 일단 서행은 기본이고, 신호가 없지만 좌우를 잘 살피면서 양보 운전을 하더라고요. 우리 가족이 느낀 베트남 사람들은 조급하지 않고 친절하고 겉치레 없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베트남 여행 중, 실망하거나 기분나쁜 기억은 전혀 없고 기분 좋았던 경험만 남아 있어서 꼭 다시 찾고 싶은 나라입니다.

     

     

    “이러니까 냐짱을 두 번, 세 번, 심지어 20번씩 방문하기도 하는 거구나."
    아내의 말 처럼, 베트남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확실히 이 나라는 매력이 넘치는 나라가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의 첫 냐짱 여행이 인터넷 후기 글이나 조언을 듣고 남들의 이야기대로 계획한 여행이었다면, 두 번째 여행은 우리 가족에 좀 더 맞춤형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즐거워하는 것을 더 많이 해서 즐거운 추억 더 많이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