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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우중 캠핑 후기, 캠핑 다니며 깨닫게 된 것

쪄니의샘 2026. 8. 6. 15:22

목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 가족 캠핑날에 비 예보가 있었습니다.
    이날 오후, 비가 오기 전에 텐트 줄을 다시 강하게 잡아놓았습니다. 우리 가족과 에어매트가 있기에 텐트가 뒤집힐 일은 없겠지만, 바람에 너무 많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중 캠핑 대비, 텐트 줄부터 다시 잡았다

    얼마 전, 예전에 쓰던 커다란 텐트는 처분하고 가볍고 피칭하기도 쉬운 텐트를 새로 샀습니다. 새 텐트가 빨리 펴보고 싶어 캠핑장 홈페이지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평소에 예약이 어려운 평화누리캠핑장에 빈자리가 몇 개 나와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재빨리 예약을 진행했죠. 평화누리 캠핑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집에서 약 3-40분 거리로 멀지 않고, 캠핑장 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입니다. 예약한 날짜를 며칠 앞두고 아무 생각 없이 날씨를 확인했는데, 우리가 캠핑하기로 한 날 비 예보가 있는 겁니다. '비 때문에 자리가 있었던 건가?'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저는 텐트가 젖으면 어떻게 말려야 할지도 모르고, 말릴만한 장소도 몰랐기 때문에 우중 캠핑만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머피의 법칙이 따로 없었습니다. 왜 하필 새 텐트로 캠핑 가는 날이 비가 오는 날인 것인지.
    위약금을 물더라도 예약을 취소할까 했지만, 그나마 쉘터존이었기 때문에 한 번 가보자라고 의견이 좁혀졌습니다.
    캠핑 당일이 되었고,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아직까지는 흐리긴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다행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피칭하고 캠핑 용품들을 배치했습니다. 어느 정도 세팅이 완료되었을 즈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시작인가.... 바람도 점점 세지면서 빗방울도 굵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맞은편 쉘터 사이트에는 커다란 거실형 원형 돔 텐트가 있었는데, 그곳 사람들이 외출하고 없는 사이에 강한 바람에 한쪽이 번쩍 들리더니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 버리는 겁니다. 모양새는 너무 웃겼지만 차마 웃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중 캠핑은 시작되었습니다. 나름 쉘터 밑에 숨어서 이것저것 먹을 것도 차려 먹고, 끓여 먹고 구워 먹다 보니, 운치 있고 덥지 않고 좋았습니다.
    "비 오는 날 캠핑도 꽤 괜찮은데?" 아내가 말했습니다. 저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너무 좋다고 받아쳤죠.
    문제는 이제부터였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빗방울도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고, 바람도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밤이 되자 분위기가 정말히 달라진 것입니다. 잠을 청하려는데 쉘터 사이를 파고드는 바람 소리가 점점 거세졌습니다. 빗방울이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도 점점 커졌습니다. '이러다 텐트가 날아가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이 날 밤은 푹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길고 긴 밤이 지나고 드디어 해가 떴습니다. 비는 계속 내렸지만, 바람은 잦아들었습니다. 제가 텐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 땐 간밤에 지나간 비바람에 코펠과 식기에는 빗물이 가득 차 있었고, 테이블도 의자도 모두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 다른 곳 텐트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텐트 앞 타프가 완전히 무너진 곳도 있고 텐트 한쪽이 가라앉은 집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쉘터가 살렸구나' 싶었습니다.

    캠핑 장비 200만 원 쓰고 깨달은 것

    3년 전, 캠핑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 거거익선이라는 말과 함께 커다란 거실형 에어텐트를 100만 원을 주고 구매했었습니다. 텐트를 샀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캠핑을 다닐 장비드를 사야지 싶어, 에어매트부터 테이블, 캠핑의자 등등 고가의 브랜드 상품으로 한 달 동안 하나하나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 가족의 캠핑 라이프. 첫 캠핑을 시작으로 두, 세 번 다니다 보니, 크면 클수록 좋다는 말은 우리 가족에게는 맞지 않는 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캠핑 장비도 이것저것 다 사모았는데, 몇 번 다니다 보니 꼭 필요한 장비와 없어도 될 장비가 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차도 세단인데 무슨 생각으로 장비들을 산 것인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텐트는 들어 올리기도 힘들 정도로 묵직하고 컸고, 그에 맞는 크기의 에어매트도 역시 무겁고 컸습니다. 캠핑용 테이블은 길어서 트렁크에 가로로 넣기도 어려웠죠.
    결국, 캠핑 장비는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에, 장비 다이어트를 결심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텐트, 애어매트, 테이블을 원가 대비 25%의 가격으로 중고가에 넘기고 가볍고 피칭도 쉬운 텐트와 그에 맞는 애어매트, 수납했을 때 트렁크에 쏙 들어가는 테이블로 다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아까웠던 것은 대형 에어매트였습니다. 큰 텐트도 거금을 주고 장만한 거라 물론 아까웠지만 텐트를 갈아타면서 텐트 크기에 맞게 구매했던 에어매트도 강제적으로 바꿔야 했거든요. 에어매트는 비싸기도 했고, 나름 품질 좋은 상품으로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거라서, 절반 수준의 중고가격에 넘기는데 너무 아깝고, 슬펐습니다.

    텐트 피칭 20분에서 5분으로, 그 사이에 테이블까지

    제가 텐트를 바꾸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편리한 피칭 방법과 피칭 시간 때문입니다.
    기존의 텐트는 에어텐트이긴 했지만 수동 펌프가 동봉되어 있어서 수동 펌프질을 한참 해야 했습니다. 기둥 세 개를 각각 펌프로 바람을 넣어 세워야 했는데, 균형 있게 텐트를 치려면 어느 하나의 기둥에만 먼저 바람을 다 넣으면 안 되고 중간중간에 텐트의 모양도 잡아주면서 번갈아가면서 공기를 채워야 했습니다. 봄이나 가을에도 땀이 안 날래야 안 날 수 없습니다. 아무리 피칭이 간편한 에어텐트라고 해도 이 정도 되면 혼자서 피칭하는 것은 어렵고, 20분 동안 텐트 피칭에만 매달려있어야 합니다.
    반면, 새로 산 텐트도 마찬가지로 에어텐트인데, 다른 점은 기둥이 십자형으로 되어있어서 한 곳에다가 공기를 주입하면 알아서 모양이 잡히면서 피칭을 끝내버릴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신의 한 수인 것은, 에어펌프가 수동이 아닌, 자동이고, 텐트에 부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텐트를 꺼내서 펼쳐놓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공기를 주입해 주고, 적정 PSI에 도달하면 스스로 공기 주입을 멈추는 시스템이죠. 완전 신세계입니다. 텐트 피칭 중에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세팅도 끝내버릴 수 있습니다. 피칭하는 데는 체감상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캠핑하려면 좋은 장비에 전문 지식이 있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사람도 캠핑 충분히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은 장비만 골라서 찾아다녔고, 비싼 돈을 주고 장비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전문 지식, 좋은 장비 정말 필요 없습니다. 한 몸 뉘일 수 있는 텐트와 컴하나 올려놓을 수 있는 테이블, 편안한 의자하나에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만 있으면, 캠핑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간혹, 혼자 오셔서 조용히 시간 보내고 가시는 분들을 보는데, 그게 제일 부럽더라고요.

     

    우중 캠핑에서 비바람을 맞은 텐트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GPT에게 물어봤더니 골든 타임이 48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주말 말고는 텐트를 펼쳐서 말릴 시간도, 장소도 없었습니다. 다음 주말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에 가서 캠핑을 하면서 쨍쨍한 햇빛에 말렸습니다. 정말 천만 다행히도, 일주일 동안 방치한 텐트에서는 냄새하나 없었습니다.

    비바람에 무너진 타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