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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쿠오카 당일치기 후기, 몸은 힘들었지만 완벽한 여행

쪄니의샘 2026. 8. 7. 20:12

목차


    '쉴 바에 이 한 몸 부서져라 돌아다니다 가자'라는 심정이었습니다.
    단 하루의 후쿠오카, 그날 저는 후쿠오카 하카타역 주변을 7kg 짐을 들고 종일 돌아다녔습니다.

    후쿠오카 당일치기, 항공권 비용 0원으로 시작

    항공사 마일리지로 유류비용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본 왕복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총 3만 마일리지가 필요했는데요. 사실 이 3만 마일리지도 카드 발급 이벤트로 지급해 준 마일리지에 제가 카드를 사용해서 쌓인 마일리지로 빠르게 모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하루 일하고 조금 늦게 돌아오는 느낌으로 일본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후쿠오카에 오전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최대한 빠르게 마치고, 캐리어 가방을 공항 코인 사물함에 맡긴 후, 손가방만 하나 들고 후쿠오카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로 한 15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동하는 시간 절약이 많이 됩니다. 후쿠오카 시내 하카타역에 도착한 후 백화점을 먼저 들렀습니다. 이 시기에 일본 엔화 환율이 많이 떨어져 있던 상태라, 환차익을 크게 볼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이 기회에 아내에게 가방을 하나 선물해 줄 생각이었습니다. 후쿠오카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백화점에서도 자체적으로 5% 할인권을 나눠줬습니다. 시세도 한국보다 저렴한데, 5% 할인도 받고, 거기에 Tax Refund까지 받을 수 있어서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총 30만 원 정도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완전 꿀 같은 기회였죠. 이런 기회는 꼭 잡아야 하지 않겠어요?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기는 했지만, 만족스러운 쇼핑을 마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초밥'을 먹으러 지하 푸드 코너로 내려갔습니다. 딱 점심시간이 겹쳐서 그런지 초밥집에도 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먹고 가야지 싶어, 저도 줄을 섰죠. 10분 남짓 기다리니 제 차례가 오더라고요. 이 정도면 못 기다릴 것도 없죠. 카운터 자리에 앉아, 기분 좀 내보려 생맥주 한잔도 시키고, 맛있게 생긴 초밥들을 하나 둘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일본에서 먹는 초밥은 달랐습니다.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질 좋은 생선이 올라간 초밥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정말 잘 온 여행이지요. 만족스러웠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적당히 먹고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이 많은데 시간은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너무 맛이 있어서 하나 더 하나 더 하다 보니 완전히 배부르게 먹어버렸습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다음 쇼핑 스폿으로 이동하는데, 패릴리마트 편의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배는 이미 부를 대로 불렀는데도 패밀리마트에서 파는 카페라테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못 참고 편의점으로 들어가 카페라테 하나를 샀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이걸 안 마시면 안 되지"라는 이상한 사명감. 공감 가능하신가요?

    당일치기 쇼핑, 7kg과 손가락이 끊어질 듯한 오후

    점심도 먹었겠다. 커피도 마셨겠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쇼핑을 할 시간이었습니다. Tax Refund가 가능한 드럭 스토어에 가서 각종 약들과 맛있는 일본 간식거리를 쓸어 담았습니다. 사면 살수록 가지고 다녀야 할 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캐리어도 없이 양손에 쇼핑팩을 들고 다니려니 예상했던 것보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하카타 역에 있는 코인 사물함은 이미 빈자리가 없어, 짐을 맡길 수 없었습니다. 오른손이 아프면 왼손으로 들었다가, 왼손이 아프면 다시 오른손으로 옮겨 들기를 수십 번 반복하며 몇 시간을 버텼습니다. 승모근이 저릴 정도였습니다.
    '잠깐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쉴까' 하는 생각이 몇 번이나 머리를 스쳤지만, 당일치기 여행이고 나에게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압박감에 그 잠깐의 여유조차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냥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쉴 바에야 이 한 몸 부서져라 돌아다니다 가자.' 손가락이 끊어질 것 같아도, 땀이 삐질삐질 나도, 오늘 하루뿐이니 후회 없이 여행하자는 오기 같은 게 생겼습니다.
    이것저것 구경하기도 군것질을 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고, 어느덧 뭘 좀 먹어야겠다 싶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시간이 됐기 때문에 뭔가를 먹어야 했습니다. 저는 미리 선택해 뒀던 두 번째 메뉴인 '츠케멘'을 먹으러 열심히 지도를 보며 찾아갔습니다. 후쿠오카 하카타 역 지하에 있는 상가 한편에 라멘 골목이 있는데, 이 골목에서도 츠케멘으로 이름난 가게였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에 들어가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츠케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제가 일본에서 생활하던 시절에 일주일에 두 번, 못가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었던 메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딜 가서 먹어봐도 감흥이 없어서 츠케멘에 목말라 있던 차에 꾸덕꾸덕하고 진한 수프에 면을 찍어 먹으니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흐를 뻔했습니다. 제 배만 허락한다면 한 그릇 더 먹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나니 시간도 이제 공항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들고 다녔던 짐도 무거웠지만, 가장 마지막으로 더 무거워서 제일 마지막 공항 가기 직전에 사려고 생각해 둔 식료품 점에 들러 몇 가지 즐겨 먹는 식료품을 골라서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왠 걸요, 식료품 봉지까지 들어 올리니 제 짐은 한 7kg 정도는 족히 되는 듯했습니다. 이 상태로 또 걸어서 버스 터미널까지 가야 했고 계단도 올라야 했습니다. 제 손가락이 끊어질 듯한 아픔을 견디며, 마지막 힘을 다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가기 전까지만 해도 사고 싶은 걸 다 사 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현실은 녹녹지 않았습니다.

    츠케멘

    당일치기 후쿠오카 여행의 매력

    당일치기로 후쿠오카에 간다고 하면 100% 주변 반응 중에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당일치기로 일본 갈 거면 뭐 하러 가? 돈 좀 더 써서 최소 2박 3일은 다녀와야지."
    당일치기 일본 여행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도 않고 무의미하다고 치부하는 격이죠. 하지만 후쿠오카는 다릅니다. 후쿠오카는 비행시간도 짧고 공항에서 시내까지도 15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당일치기로 뭐 하러?'라고 하시는 분이나, "이동 시간 때문에 얼마 있지도 못할 것, 뭐 하러 가?"라고 반응하시는 분들 모두 모르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물리적인 시간은 짧을 수 있지만, 현지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6시간이 넘습니다. 항공사에 따라 비행기 시간도 다를 테니 길게는 7~8시간까지도 확보 가능할 수 있겠죠. 이 정도의 시간에 마치 국내 당일치기 여행 가는 듯한 느낌으로,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가서, 일본 현지 음식을 먹고, 일본에서 쇼핑도 즐기다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은 일본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메리트인 것이 확실합니다.
    물론 일본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목적이나, 휴양을 하실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는 여행이기는 합니다. 저처럼 일본에 가서 먹고 싶었던 일본음식 먹고, 쇼핑하고 딱 이 두 가지로 압축해서 즐기는 것에 만족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보다 더 매력적인 여행은 없을 겁니다.

     

    제가 확인해 보니, 어느새 38,570 마일리지가 쌓여있네요. 힘들었던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지만, 저는 올해 연말에 또다시 후쿠오카 당일치기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첫 당일치기 여행에서 고생하며 배운 점들이 있으니, 앞으로 저의 후쿠오카 여행은 질적으로 점점 더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