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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새별오름을 쉬지 않고 오른 다섯 살, 세 살 아이들에게 함께 오르던 어른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 것인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신기합니다.
다 큰 아이처럼 씩씩했던 아들 딸과의 제주도 가족 여행, 웃음으로 가득 찼던 가족 여행 후기입니다.
새별오름 완등, 5살·3살이 해냈다
서울 김포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첫 번째 여행지가 '새별오름'이었습니다. 호텔로 가는 길에 들를 수 있어서 선택한 여정이었습니다. 새별오름은 해발 519.3m로 성인들도 20분에서 30분 정도 올라야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오름입니다. 제주도 여행 당시, 우리 아이들은 고작 다섯 살과 세 살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새별오름을 쉬지 않고 올라갔습니다. 어른인 나도 숨이 차고 허벅지가 아파서 중간에 쉬고 싶었는데요. 아이들한테 조금 쉬어가자고 이야길 해도, 괜찮다며 계속 올라가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힘들다 말 한마디 없이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여행 첫날이라 에너지가 넘쳤던 것일까요? 아니면 오름에 가기 전에 먹은 흑돼지 구이가 힘을 가져다준 것일까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어, 그냥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며 신기해합니다. 이것은 비밀인데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은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고,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힘들다고 난리를 칩니다. 둘 째는 10살이 되었는데 그때의 씩씩함이 남아있는 듯, 잘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새별오름 정상에 오르면 '새별오름'이라고 적힌 비석이 있는데 그곳은 정상까지 올라온 사람들의 인증 사진을 찍는 장소가 되어있였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어서 우리 가족도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서로 찍고 찍어주며 훈훈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한국인들은 정입니다.
오름 전체적으로 갈대가 엄청 많이 심겨 있어서 바람에 갈대들이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내려오는 길, 우리 가족은 갈대 사이로 들어가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무사히 내려왔습니다.
우도 잠수함, 바다 밑은 흐렸다
제주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성산일출봉이 유명합니다. 이 날은 제주도 동쪽을 훑으며 여행하는 날이었습니다.
저 멀리서 보이는 성산일출봉이 이미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도착한 후 차에서 내려 가까이 갔는데 큰 규모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성산일출봉은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새별오름을 쉬지 않고 올랐던 아이들이지만 힘들어할 것 같아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그 대신에 성산일출봉 주변 바다를 돌아볼 수 있는 보트를 탔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는 성산일출봉은 또 다른 멋이 있었습니다.
성산일출봉에서 멀지 않은 곳, 성산항에서는 우도잠수함을 탈 수 있습니다. 모처럼의 제주도 여행에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기에 우도잠수함을 예약했었는데요. 비용은 약 13만 원 정도 했습니다. 제주도 바닷속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배를 타고 잠수함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선착장에 내려 잠수함으로 옮겨 타고 바다 밑으로 내려갔는데, 물속이 뿌옇게 돼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선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3~4일 전 있었던 비바람 때문에 바닷물이 흐려져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거금을 들여 잠수함을 타고 내려왔는데 예쁜 바다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속상하거나, 불평하지는 않았었어요. 왜냐하면 이런 것 또한 모두 자연의 일부이고,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니까요.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자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제주도 앞바다의 해저를 경험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에 오면 꼭 먹자고 아내가 노래를 부르던 갈치 정식을 먹었습니다. 1미터 정도 되는 길이의 커다란 갈치를 통으로 구워 기다란 접시에 올려 내주는 식당이었습니다. 갖가지 반찬과 고기반찬이 함께 올라와 입이 저절로 쩍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배가 고팠는지 갈치를 뼈만 남기고 싹 다 먹어버렸습니다.
삼나무 숲, 평범하지만 완벽한 하루
우리가 이용했던 리조트는 제주도 남쪽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날 공항으로 올라가는 길에 한라산 기슭에 위치한 휴양림에 들렀습니다. 마지막 날 날씨는 흐렸고 비가 조금씩 내리다 그치기도 해서 습하고 조금 서늘했습니다. 처음에는 '제주도까지 왔는데 휴양림이 최선인가?'라고 생각하며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차에서 내려 휴양림으로 들어갈 때에는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휴양림이 뭐 특별할 건 없겠지 싶어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너무 좋았습니다. 삼나무 사이를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산책하며 군데군데 놓여있는 구조물이나 놀이기구를 하나하나 경험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사람도 많지 않아서 마치 이 커다란 숲 속에 우리 가족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기가 맑은 숲 속의 촉촉한 흙냄새,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행복지수를 확 끌어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주도 여행 후 아내는 항상 그때 그 휴양림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합니다.
평범하지만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여행을 계획할 때, 대부분이 광고일지 모르는 블로그 후기글을 보고 계획합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가보고 싶은 곳보다는 남들이 좋다는 곳에 목을 매게 되는 것이죠. 인플루언서들이 말하는 스폿만 찾아다닐 게 아니라, 나만의 스폿을 찾아 여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 흥미롭고 멋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다음 여행은 우연히 마주치는 그런 여행을 계획해 볼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