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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코와 사와루나! (거긴 손대지 마!)"
일본 모빌리티 쇼에서 직접 겪었던 일입니다.
일본인의 정서 상, 강한 말투는 잘 쓰지 않는데 적잖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재팬 모빌리티쇼, 아들 제안으로 시작
저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첫째는 12살 아들이고 둘째는 9살 딸입니다.
첫째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자동차입니다. 남자아이들은 대부분이 자동차에 관심이 많을 텐데요. 제 아들은 조금 다릅니다. 자동차도 좋아하지만 엔진, 구동계, 미션 같은 부분도 흥미로워하더라고요. 제가 아빠라서 그렇겠지만, 이 아이는 뭔가 다르다 싶은 생각이 드는 중입니다. 모빌리티 쇼라는 행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저도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거기까지는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제게 서울모빌리티쇼를 하는데 가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귀찮음이 몰려오면서 생각해 보자고 했는데, 날이 다가올수록 하루에 열 번 넘게 가자고 말하길래, 어지간히 가고 싶은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같이 가주기로 했습니다.
서울모빌리티쇼를 함께 다녀온 후, 저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생각한 것보다 차에 대한 관심이 깊구나'
그래서 계획하게 된 것이 재팬모빌리티쇼에 가기 위한 일본여행이었습니다.
11월, 재팬모빌리티쇼를 비교적 사람이 적은 평일에 방문하는 일정으로 일본 여행을 떠났습니다. 일본 여행 기간 중 하루는 아내와 딸 그리고 저와 아들이 따로 일정을 보내기로 했고 아들과 저는 모빌리티쇼에 갔습니다. 저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고, 아들도 무척 기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포르쉐 전시관, 눈으로만 봐야 했다
일본의 모빌리티 쇼는 한국과 달리, 외산 자동차 부스보다 일본 국내 브랜드에 더 힘을 준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외산 자동차 브랜드 부스가 사람들로 북적였었는데, 일본은 자국 브랜드 수에 비해 외산 브랜드 부스는 그 수가 적어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저는 차를 볼 때, 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일본 브랜드의 대부분의 차량은 디자인이 화려함이나 혁신과는 거리가 멀거든요.
저와 아들은 포르쉐 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포르쉐 전시관에서 여러 가지 차에 타보고 트렁크도 열어보며 시간을 보냈었기에, 일본은 뭐가 다를지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스에 도착한 우리는 살짝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모빌리티쇼만큼의 부스 규모가 아닌 점에서도 실망했지만, 크게 실망했던 것은 대부분의 차량에 타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시용 차량이 있고, 줄이 쳐져있어서 그냥 눈으로만 봐야 했습니다. 다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과 일본은 역시 다르구나 생각했습니다.
트럭 운전석, "소코와 사와루나!"
모빌리티 쇼에는 승용차나 슈퍼카 외에도 여러 가지 '탈 것'에 대한 전시를 합니다. 버스, 트럭, 비행기 등 다른 용도의 탈 것이죠.
한국에서도 경험했었지만, 일본 모빌리티 쇼에서도 집채만 한 덤프트럭에 타보고 싶어 하더군요. 솔직히 저는 별 흥미 없었지만 아들을 위한 일정이었기에 흔쾌히 줄을 섰습니다. 평소에 타볼 수 없는 차라 그런지 탑승 체험 줄이 꽤 길었죠. 십 수분 기다려 드디어 탑승해 볼 차례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흥미로운 눈으로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한 번 탁 잡아보더니 이내 주변을 둘러보며 기어봉으로 손이 갔습니다. 그 순간 탑승 체험 담당자가 "소코와 사와루나!(거기는 만지지 마!)"라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순간 저와 제 아들은 당황하며 그분을 쳐다봤고 담당자는 거기는 만지지 마세요라며 다시 말하더군요. 저는 아들에게 핸들 외에는 만지지 말라고 말해주고 괜찮다며 다독였지만, 당황한 눈빛은 여전했습니다. 저도 당황할 정도인데 아이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아들이 호기심을 해소하지 못한 채 "이제 가자"라며 일어나는데 저는 조금 속이 상했습니다.
보통 일본인의 정서 상, 고객을 상대로 막대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우리가 외국인이라 그렇게 상대한 것인지, 아니면 나이를 좀 드신 분이라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살짝 상한 기분은 찝찝함으로 남았습니다. 아들과는 분위기 전환하며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쇼를 즐겼습니다.
아들에게 줄 특별한 경험을 위해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일본 여행 중 '모빌리티 쇼'였는데요. 다른 나라라면 또 모르겠지만 적어도 재팬 모빌리티쇼는 다시 찾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 보다는 한국 모빌리티쇼가 더 우리의 생활환경과 맞아서 신박하게 다가오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 모빌리티쇼는 더 이상 가지 않겠지만, 일본 여행은 매달 가고 싶을 정도로 또 가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