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화 《타이타닉》에 대해 든 생각은 오직 하나,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해상 참사를 다룬 압도적인 '재난 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1,500여 명의 생명을 집어삼킨 차가운 대서양과 거대한 불침함의 침몰, 그 스펙터클한 조난의 기록이 화면을 가득 채울 것이라 생각했죠.하지만 막상 마주한 스크린 속에는 재난보다 더 거대한 '인간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거대한 배가 가라앉는 과정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계급 구조의 비극과 예술적 통찰, 그리고 죽음 앞에서도 의연했던 인류애의 파편들을 정밀하게 담아내고 있었거든요. 세월이 흘러 두 번, 세 번 다시 보면서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는 조난이라는 장르적 틀을 빌려, 삶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진짜 ..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 영화상을 거머쥔 픽사의 〈바오〉, 혹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처음엔 저도 "살아 움직이는 만두라니, 귀엽겠다" 싶어 가볍게 틀었다가, 어느 순간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6분짜리 단편 하나가 육아 중인 부모의 가슴을 이렇게까지 후벼 팔 줄은 몰랐습니다.만두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 배경〈바오〉는 중국계 캐나다 이민 가정을 배경으로, 혼자 만두를 빚던 중년 여성이 살아 숨 쉬는 만두를 발견하며 시작됩니다. 여인은 이 작은 생명체를 아들처럼 키워내죠. 자녀의 독립 후 부모가 겪는 상실감인 빈 둥지 증후군(Empty Nest Syndrome)은 영화 속 여인이 빚는 만두 하나하나에 서글픈 집착으로 투영됩니다.제가 직접 영상을 보면서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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