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이들 손에 이끌려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1편이 나온 게 벌써 10년 가까이 됐는데,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고 저는 "혹시 그냥 돈만 쓰고 오는 거 아닐까" 싶었는데, 초반 20분 만에 그 걱정을 조용히 접었습니다.넓어진 세계관, 새로운 이웃들주토피아 2에서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건 마시 마켓이라는 신구역입니다. 미국 뉴올리언스의 습한 골목길과 동남아 수상 시장을 뒤섞어 놓은 듯한 분위기인데, 수생동물과 파충류가 모여 사는 일종의 도심 외곽 커뮤니티입니다. 제가 직접 보니 이 공간 자체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회 주변부에 밀려난 소수자 집단을 은유하는 장치였습니다. 화려한 사하라 스퀘어나 깔끔하게 정비된 중심 구역과 비교하면 낙차가 분명하고, 그 낙차가 이야기를..
직장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는 날이면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골라봅니다. 그날도 복잡한 업무를 잠시 내려놓고 싶어 선택한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눈 덮인 산길을 가르며 달려오는 흰 차 한 대. 그 첫 장면 하나로 저는 완전히 그 세계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첫 장면부터 무너지는 연대의 균열영화는 피를 흘리는 여성을 조수석에 싣고 병원으로 달려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 현주는 진술을 듣는 순간부터 뭔가 어긋나 있다는 걸 감지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런 류의 서스펜스 영화는 첫 10분이 전부인데, 이 영화는 그 10분을 정말 촘촘하게 쌓아 올렸습니다.작가 유도경은 집에서 형부가 될 사람이 언니를 찔렀다고 진술합니다. 그런데 형사가 파고들수록 진술의 내러티브(na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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